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컴공아빠의 무공 전수하기 - 일장. 변수 뭥미?

무릇 강호에는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많아 천하영웅의 탄생은 늘 은둔 초절정 고수를 만나 내공 전수를 꽁(?)으로 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나는 불혹이 되었으나 은둔 고수를 만나지 못했고 여전히 세상 일에 자주 흔들리고 있으며 그렇다고 제자에게 전수해줄 내공조차도 없다. 허나 하늘은 무심하게 나에게 아들 둘이라는 전생의 업보를 확인시켜 주셨고, 나는 그 업보를 천운(天運)으로 여겨 그 중 하나에게 내가 가진 내공 기술인 프로그램 개발 기술을 전수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나는 컴공이나 입사 이후 개발을 하지 않았으며, 영업이나 기술을 부리는 영업을 했으며, 마케터이면서 IT 기술사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고로 나는 아들이 성장하고 나서 한방에 내공 전수를 해줄 능력이 없음을 직시하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지금부터 장기 전수를 염두에 두고 전수에 착수하기 이르렀다.   

 

 

좋아하는 웹툰 "아비무쌍"의 한 장면

 

 

작년인가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멘티인 초등학교 3학년이기어검술의 경지로 환상적인 아두이노 보드를 다루는 것을 보고, '이 아이가 기연을 얻은 것인가?' 고민에 빠졌으나 구글이라는 무림에서 스스로 갈고 닦은 것임을 알고 나의 아이도 기연 없이 스스로 성취를 이룰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래서 작년부터 Scratch(https://scratch.mit.edu/) 프로그램을 막 가르쳤고, 올해는 좀 본격적으로 가르쳐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어제 아들에게 밑도 끝도 없이, 

  " 아들, 변수를 이용해서 그림이 바뀌는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한번 만들어 봐"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오늘 아들이 환한 얼굴로, 

 " 아빠, 만들었어. 변수는 모르겠고 스페이스바 누르고, 다시 화살키를 누르면 그림이 바뀌는 프로그램 만들었어"라고 했다. 

 

나는 아들에게 변수값을 이용해서 스페이스바를 누를 때마다 특정 값이 0과 1로 바뀌고, 개체가 이 값을 체크하여 이미지를 바꾸는 프로그램을 기대하였으나, 아들은 그냥 스페이스와 화살표 키 이벤트를 받아 이미지를 바꾸는 보다 심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버렸다.    

 

 

순간 내 심정이다.

 

하지만 애초의 목적이 변수를 가르치는 것이기에 나는 무너진 정신을 부여잡고, 변수를 설명했다. 변수를 설명하다가 문득 자료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아직 프로그램이 먼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마무리 했다. 

 

 " 아들, 변수란 값을 저장하는 주머니 같은 거야"  

  

그리고는 아래 페이지를 후다닥 만들어 간략하게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늦은 밤 11시 아들은 이미 눈꺼풀이 반쯤 감겼으나 오늘의 수련 태도(?)가 내일 카트라이더 게임 시간을 확보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다 아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변수 사용하여 이미지 변환하기

 

그리고는 급하게 프로그램 하나를 뚝딱 만들고 잠자리에 든다. 저것을 이해력이 좋다고 해야하나, 잠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고 해야하나 고민이 들 정도로 후다닥 해치우고 사라졌다. 

 

그리하여 나온 것이 다음과 같은 결과물이고, 단순한 프로그램이나 나에겐 큰 기쁨을 주는 결과물이였다. 언제 이 막가파 무공전수가 중단될지 알수 없으나, 언젠가는 게임을 넘어 아두이노 보드 개발까지 아들과 함께 주욱 이어가볼 생각이다. 

 

 

실행하기